물속에 오래 있으면 손, 발이 쭈글쭈글 해지는 이유가 뭘까요? 손과 발이 쭈글쭈글 해지는 이유에 대해서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낸 건 없습니다. 그래도 과학으로 알아낸 여러 가지 3가지 가설에 대해 알아보며 가장 근접한 설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삼투압 현상 때문이다.
2. 자율신경계 반응 때문이다.
3. 피부 단백질 성분이 확장하는 모양 때문이다.
1. 삼투압 현상 때문이다
"삼투압 현상"이란 농도가 다른 두 용액이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농도가 높은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입니다. 우리가 물속에 들어가면 몸 안 체액의 농도가 물보다 높아서 외부의 물이 우리 몸으로 이동한다는 원리입니다. 인간의 피부는 크게 표피, 진피, 피하지방으로 나뉘는데 물을 잘 흡수하는 표피와는 달리 진피와 피하지방은 물을 잘 흡수하지 못합니다. 물을 흡수한 표피가 부피가 증가하면서 진피와 피하지방과의 차이가 생겨 피부가 쭈글쭈글 해진다는 원리입니다.
그러면 손과 발 이외의 피부는 왜 쭈글쭈글 해지지 않는 걸까요? 손과 발을 제외한 우리의 피부에는 여분의 피지선이 발달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데요. 피지선이 계속해서 기름층을 생성해 우리의 피부가 쭈글쭈글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2. 자율신경계 반응 때문이다.
1936년 런던 세인트 메리 병원에서 루이스 토마스와 조지 피커링 박사들은 팔이 마비된 환자들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팔이 마비된 환자들은 목욕탕 속에 아무리 오래 앉아 있어도 손과 발이 쭈글쭈글 해지지 않는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신경이 살아있는 손가락에는 주름이 생겨났다고 합니다. 이후 과학자들은 의도적으로 손과 발을 마비시켜도 주름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이로써 과학자들은 손과 발이 쭈글쭈글 해지는 현상은 물이 우리 몸에 침투해 일어나는 수동적인 과정이 아닌 인간의 자율신경계(자율신경계는 호흡, 심장박동, 땀 등을 관장하는 신경계이다)에 의한 능동적인 과정임을 밝혀냅니다. 그렇다면 자율신경계는 손과 발이 주름지도록 어떻게 신호를 보내는 걸까요? 아쉽게도 아직까진 이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게 없습니다. 다만 손가락 발가락 끝에 있는 땀샘이 물에 오래 있으면 자율신경계가 반응하여 주름이 잡힌다고 추정할 뿐입니다. 하지만 이 이후에 과정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졌는데요. 손가락과 발가락의 땀샘으로부터 신호를 받으면 신경은 사구체라는 조그만 혈관의 혈류를 줄입니다. 이때 수축한 사구체 때문에 손과 발의 피부가 쭈글쭈글 해지는 것입니다.
3. 피부 단백질 성분이 확장하는 모양 때문이다
피부의 가장 바깥쪽은 단백질 성분의 일종인 케라틴이라고 불리는 작은 선들이 격자무늬로 얽혀 층층이 쌓여 있는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케라틴 층은 물을 흡수하면 울퉁불퉁하게 5배까지 부풀어 오르게 되고 이때 손과 발의 주름이 생기며, 건조하면 원래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고 합니다. 이는 2014년 독일 튀빙겐 대학의 로날드 로스와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대학의 미 펜 위 에반스 물리학 교수가 연구한 결과이며, 물리학 분야 세계 최고의 권위 지중 하나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실린 내용입니다.
인간의 손과 발에 생긴 주름의 역할
우리는 손과 발에 주름이 생기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그렇다면 이 주름은 무엇을 위해 만들어지는 걸까요? 이 또한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지만 이유를 밝히기 위해 연구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2011년 2AI 연구소에 마크 창 기지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인간의 손가락 주름은 수동적 과정이 아닌 능동적 과정이며(2번 가설의 내용), 진화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손가락 주름의 패턴을 분석한 결과 젖은 물건을 손에 쥐기 위한 배수망을 제공하는데 최적화되어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젖은 손가락이 일반 손가락의 비해 실질적 이익을 준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게 없습니다.
마크 창 기지 박사 연구진들이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이 연구에서 따뜻한 물에 30분 동안 담근 손과 일반 손으로 다양한 물건을 쥐어보게 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 결과 주름진 손이 일반손보다 물에 젖은 물건을 더 빨리 집어 들 수 있었으나, 물에 젖지 않은 물건을 들어 올릴 때는 별 차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번 논문의 제2 저자인 영국 뉴캐슬 대학의 톰 스멀더스 박사는 "주름진 손이 습한 조건에서 물건을 더 잘 쥐게 해 준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는 자동차 타이어의 홈과 같은 원리다. 즉 손가락 끝에 생긴 주름이 물이 빠져나가는 배수로 역할을 하여, 피부와 물체 표면 간의 접촉이 증가되어 물체를 더욱 잘 쥘 수 있게 된다. 주름진 손은 우리의 조상들이 젖은 숲이나 시냇가에서 음식을 채취하는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 원리로 주름진 발은 빗속을 걷는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인간에 젖은 손의 주름이 시간이 지나면 돌아오는 이유는 "손가락에 영구적인 주름이 생기면, 손끝에 감도가 떨어지거나 물건을 쥘 때 손가락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마치며
1번 가설인 삼투압현상이 틀렸다는건 2번 가설에서 마비환자에게는 주름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에서 충분히 검증된 것 같습니다. 3번 같은 경우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저한테는 2번 가설이 가장 논리적으로 와 닿았습니다. 언제가 될 진 모르지만 좀 명확한 연구결과가 나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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